Chapter Title: "Eugenics"
『The Gene: An Intimate History』의 여섯 번째 장, “Eugenics”,
이야기는 이제 과학의 진보가 어떻게 윤리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멘델이 떠난 자리에서 유전학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꽃은 곧 가시를 품은 이념, 즉 **우생학(eugenics)**으로 자라났다.
사람들은 유전의 법칙을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그 법칙을 이용하려 들었다.
더 좋은 인간, 더 똑똑한 인종, 더 순수한 혈통.
그럴듯한 명분 아래, 수많은 ‘열등한’ 이들이 선택되지 않았다.
“유전자는 설명의 도구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선별의 도구로 바꿨다.”
시다르타 무케르지는 이 장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진 우생학 운동의 참혹한 실체를 상세히 보여준다.
특히 미국에서는 20세기 초, 수천 명의 여성과 정신질환자가 강제로 불임 수술을 당했고,
이는 훗날 나치 독일의 유전 청소 정책으로 이어지는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법원은 말한다.
“Three generations of imbeciles are enough.”
(바보 세 대면 충분하다.)
— 미국 대법관 올리버 웬델 홈스, 1927년
이 한 문장은,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 국가적 폭력의 상징으로 남는다.
무케르지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학은 언제 인간을 위하고, 언제 인간을 버리는가?"
그 답은 언제나 윤리의식의 유무에 달려 있다.
『Eugenics』는 경고한다.
유전의 이해는 인간을 향해야 한다.
그 이해가 도구가 아닌 무기가 되는 순간,
과학은 더 이상 진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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