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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읽는 의학사

“그 정원에 갇힌 남자” – 유전학의 시작, 'The Walled Garden'

by 의학대학원 2025. 5. 15.

📖 Chapter Title: "The Walled Garden"

모든 것은 한 남자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오스트리아의 브륀 수도원. 그곳의 수사,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은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완두콩의 키, 색, 모양을 기록하면서 그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선 ‘질문의 기술’을 키워갔다.

 

『The Gene: An Intimate History』의 첫 장, “The Walled Garden”은 유전학의 출발점, 멘델의 삶과 실험을 조명한다. 저자 시다르타 무케르지는 과학자가 아닌 ‘사색가’로서의 멘델을 그려낸다.

 

그의 실험은 거창하지 않았다. 씨를 뿌리고, 교배시키고, 기다리고, 수백 번 반복했다. 그러나 그 정원에서 나온 결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생물학의 법칙 중 하나, 바로 유전의 법칙이었다.

“유전자는 존재조차 모르던 시대였다.
그러나 멘델은 이미 그것의 법칙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과학계는 그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멘델은 잊힌 이름이 되었고, 그의 논문은 먼지 속에 파묻혔다.


그가 발견한 것은 유전자라는 존재가 아니라, 유전이 ‘법칙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DNA도, 염색체도, 단백질도 몰랐지만, 그가 세운 이론은 모든 현대 유전학의 기반이 되었다.

 

이 장은 단지 멘델의 전기를 넘어서,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과학은 언제나 거대한 연구소나 천재 과학자에게서 탄생하지 않는다. 때로는 고요한 수도원과 작은 정원, 그리고 의심하는 눈과 고집스런 반복에서 시작된다.

 

『The Gene』은 이 순간을 인류가 자신의 설계도를 처음 마주한 장면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그 벽 너머의 세계는 결국, 유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로 묶여 있었다.”